리듬 노트 · 국악 장단
장구 장단, 구음으로 쉽게 익히기
장단은 한 바퀴씩 돌며 되풀이되는 우리 음악의 리듬 틀입니다. 장구를 배우는 사람은 채를 잡기 전에 “덩 기덕 쿵 더러러러”처럼 입으로 먼저 장단을 익힙니다. 장구 소리의 이름(구음)부터 세마치·자진모리·중중모리·굿거리·휘모리까지, 직접 들으며 차근차근 정리했습니다.
장단이란 무엇인가
장단(長短)은 길고 짧은 소리가 정해진 틀로 되풀이되는 리듬의 한 바퀴입니다. 한 장단이 끝나면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돕니다. 서양 음악의 마디와 비슷해 보이지만, 한 장단 안에 세고 여린 흐름과 ‘맺고 푸는’ 숨이 함께 들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.
민요·판소리·산조·풍물처럼 거의 모든 국악이 장단 위에서 연주되고, 그 장단을 지키는 악기가 장구입니다. 그래서 장단을 익힌다는 것은 곧 장구 소리의 흐름을 몸에 새기는 일입니다.
장구의 두 면과 구음
장구는 허리가 잘록한 모래시계 모양의 북입니다. 왼쪽 궁편(북편)은 궁채나 손바닥으로 쳐서 낮고 둥근 소리를, 오른쪽 채편은 가는 대나무 열채로 쳐서 높고 또렷한 소리를 냅니다. 이 소리를 입으로 흉내 낸 말을 구음이라고 하고, 구음으로 장단을 외우는 것을 흔히 ‘입장단’이라고 부릅니다.
| 구음 | 치는 법 | 소리 |
|---|---|---|
| 덩 | 양손을 함께(궁편 + 채편) | 가장 크고 꽉 찬 소리. 대개 장단의 첫 박 |
| 쿵 · 궁 | 왼손(궁편)만 | 낮고 둥근 소리 |
| 덕 · 따 · 딱 | 오른손(채편)만 | 높고 또렷한 소리 |
| 기덕 | 채편을 짧게 ‘기’ 하고 이어 ‘덕’ | 꾸밈음이 붙은 오른손 |
| 더러러러 | 채를 굴려 잘게 여러 번 | 한 소박 안의 굴림(롤) |
| 구 · 더 | 여리게 | 장단을 메우는 잔가락 |
같은 손 동작이라도 자료와 지역에 따라 ‘쿵/궁’, ‘덕/따’처럼 다르게 적습니다. 이 글의 장단 그림은 각 장단을 소개한 국악사전과 교육 자료의 표기를 그대로 따랐습니다.
한 박이 셋 — 소박과 겹박
우리 장단의 대부분은 한 박을 세 개의 작은 박(소박)으로 나눕니다. 서양식으로 적으면 8분의 12박자(4박 × 3)나 8분의 9박자(3박 × 3)에 가깝습니다. “하나-둘-셋, 하나-둘-셋” 하고 출렁이는 느낌이 여기서 나옵니다.
이것을 16분음표처럼 한 박을 넷으로 나눠 적으면 소리 자리가 조금씩 어긋나 기계처럼 뻣뻣하게 들립니다. 투비트의 덩덕 장고도 처음에는 그렇게 만들었다가, 장단의 맛을 살리려고 한 칸을 소박 하나로 바꾸었습니다.
아래 그림에서 작은 칸 하나가 소박 하나, 굵은 테두리로 묶은 것이 한 박입니다. 주황은 왼손, 하늘색은 오른손, 반반은 양손(덩)이고, 노란 밑줄은 강세가 오는 자리입니다. ‘들어 보기’를 누르면 지금 울리는 칸이 밝게 켜집니다.
세마치 — 아리랑의 장단
세마치는 3박, 한 박에 소박 셋(8분의 9박자)인 장단입니다. 입으로는 “덩—, 덩 따, 궁 따” 하고 읽습니다. 둘째 박 끝에서 오른손이 살짝 당겨 주고, 셋째 박의 ‘궁 따’가 다음 장단의 ‘덩’으로 넘겨 주는 흐름이 흔들리듯 이어집니다.
본조 아리랑, 밀양아리랑, 도라지타령처럼 널리 알려진 민요가 이 장단으로 불립니다. 빠르기는 자료에 따라 다르지만 점4분음표 기준 대략 80~110 사이입니다.
자진모리 — “덩 쿵 쿵덕쿵”
자진모리는 4박, 한 박에 소박 셋(8분의 12박자)인 빠른 장단입니다. 학교에서 흔히 배우는 꼴은 입으로 “덩, 쿵, 쿵덕 쿵”입니다. 셋째 박의 마지막 소박에서 오른손 ‘덕’이 들어가 넷째 박의 ‘쿵’을 당기는 자리가 바로 이 장단의 엇박 맛입니다. 한 대목을 끝맺을 때는 이 자리를 크고 세게 치기도 합니다.
빠르기는 점4분음표 기준 대략 90~144, 흔히 100~110 정도로 소개됩니다. 풍물에서는 같은 계열의 가락을 삼채, 또는 소리 그대로 ‘덩덕궁이’라고도 부릅니다. 투비트 장고 모드의 이름 ‘덩덕 장고’도 여기서 왔습니다.
중중모리 — 홑채로 맺는 장단
중중모리도 4박, 한 박에 소박 셋이지만, 기덕이나 더러러러 같은 꾸밈 없이 한 번씩 또박또박 치는 장단입니다. 대신 셋째 박 끝(아홉째 소박)의 ‘따’를 힘주어 쳐 장단을 맺습니다. 열두 소박을 셋씩 묶어 밀고, 달고, 맺고, 푸는 흐름이 잘 드러나는 장단으로도 설명됩니다.
빠르기는 점4분음표 기준 대략 80~90(느리게는 50까지)입니다. 강강술래나 쾌지나칭칭나네처럼 느리게 시작해 점점 빨라지는 노래에서 중간 빠르기를 맡습니다.
굿거리 — “덩 기덕 쿵 더러러러”
굿거리는 4박, 한 박에 소박 셋인 춤 장단입니다. 입으로는 “덩 기덕 쿵 더러러러, 쿵 기덕 쿵 더러러러”. 첫 소박의 ‘덩’과 아홉째 소박(셋째 박의 기덕)에 강세가 오고, 사이사이 ‘더러러러’ 굴림이 다음 박으로 몸을 실어 보냅니다.
늴리리야, 풍년가 같은 흥겨운 민요가 굿거리로 불립니다. 빠르기는 점4분음표 기준 대략 66~90입니다. 꾸밈이 많아 처음에는 ‘기덕’을 ‘덕’ 하나로, ‘더러러러’도 ‘덕’ 하나로 줄여 치며 익히면 쉽습니다. 투비트의 쉬움 단계가 바로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.
휘모리 — 몰아치는 끝판
휘모리는 가장 빠르게 휘몰아치는 장단입니다. 다른 장단과 달리 한 박을 둘로 나눕니다. 셋째 박 뒷소리 ‘덕’에 힘이 실려 숨 가쁘게 앞으로 달립니다. 사물놀이에서는 판의 끝을 몰아칠 때 쓰여, 장구가 ‘궁딱 궁다 궁딱 궁다’처럼 잘게 쪼개 칩니다. 빠르기는 자료마다 차이가 큽니다.
엇박은 어디서 오는가 — 맺고 푸는 장단
굿거리·자진모리·중중모리를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. 모두 셋째 박의 마지막 소박(아홉째 칸)을 세게 쳐서 넷째 박으로 당긴다는 점입니다. 박 머리가 아닌 자리에 힘이 실리니 ‘엇박’의 긴장이 생기고, 그 긴장은 넷째 박과 다음 장단의 ‘덩’에서 풀립니다.
국악에서는 이 흐름을 ‘맺고 푼다’고 합니다. 느린 진양조 한 장단은 미는·다는·맺는·푸는 네 부분으로 나뉘고, 중중모리의 열두 소박도 셋씩 같은 흐름을 탑니다. 그래서 장단은 늘 같은 틀을 돌면서도 매번 숨을 쉬듯 들립니다.
판소리에서는 소리꾼이 이 틀 위에서 일부러 엇박을 놀기도 합니다. 장단 끝에서 다음 장단 머리로 걸쳐 부르는 엇붙임, 강세를 소박으로 옮기는 잉어걸이, 두 소박과 세 소박 묶음을 바꾸는 교대죽 같은 붙임새가 그런 기법입니다.
연습 요령: 처음에는 장단 첫 박 ‘덩’만 맞추세요. 몸이 장단을 기억하면 다음에는 아홉째 소박의 ‘덕’을 노려 보세요. 그 한 점이 맞기 시작하면 장단이 갑자기 살아납니다.
장단과 민요
| 장단 | 대표 민요 |
|---|---|
| 세마치 | 본조 아리랑, 밀양아리랑, 진도아리랑, 도라지타령 |
| 굿거리 | 늴리리야, 풍년가 |
| 굿거리 → 자진모리 | 뱃노래(굿거리로 시작해 자진모리로 빨라졌다가 돌아옴) |
| 중중모리 → 자진모리 | 강강술래(진양 → 중중모리 → 자진모리), 쾌지나칭칭나네 |
느리게 시작해 점점 빨라지는 노래가 많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. 강강술래는 빨라질수록 받는 소리가 ‘강강술래’에서 ‘술래’로 짧아집니다. 장단이 빨라지면 주고받는 단위도 짧아지는 것입니다. 사물놀이 꽹과리의 짝쇠에서도 같은 원리를 볼 수 있습니다(꽹과리 엇박과 짝쇠).
투비트 ‘덩덕 장고’로 연습하기
투비트의 덩덕 장고는 이 글의 장단을 그대로 칠 수 있게 만든 리듬 게임입니다. 왼쪽 버튼(F·화면 왼쪽)이 궁편 ‘쿵’, 오른쪽 버튼(J·화면 오른쪽)이 채편 ‘덕’, 두 버튼을 함께 누르면 ‘덩’입니다.
- 첫 장단은 선생님 시범 — 점수 없이 먼저 듣고 봅니다.
- 구음 줄 — 지금 치는 장단의 구음이 화면 아래에서 한 칸씩 켜집니다.
- 가이드 장구 — 잘 맞히면 작아지고, 놓치면 다시 커져 박을 찾아 줍니다.
- 꽹과리·북·징 — 장단 머리에서 징이 울리고, 신명 게이지가 차면 꽹과리가 엇박 가락으로 바뀝니다.
- 스테이지 — 쉬움: 자진모리 → 중중모리 → 세마치(아리랑) → 굿거리 → 휘모리. 어려움에서는 기덕과 더러러러까지 칩니다.